(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딸이 보증을 잘못 섰다는 통화에 충남에서 서울까지 달려온 70대 아버지의 사연이 누리꾼들을 울렸다.

지난 1일 '서울경찰' 유튜브 채널에는 '딸을 위해 서울까지 달려온 어르신의 사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충남 당진시에 거주하는 A 씨(75)는 전화 한 통을 받고 가슴이 철렁했다. "보증을 잘못 서서 빚 2000만원에 이자 700만원이 붙어 총 2700만원이 필요하다"는 딸의 연락이었다.

하지만 이는 딸의 목소리를 흉내 낸 '보이스피싱'이었다.

울먹이는 딸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A 씨는 현금 500만원을 들고 딸이 살고 있는 서울 용산구 후암동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문제는 A 씨가 딸의 정확한 집 주소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A 씨가 서울까지 오면서 딸에게 여러 번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A 씨의 휴대전화는 악성 앱에 감염된 상태로, 보이스피싱 조직이 원격으로 딸과의 전화 연결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딸이 납치당했다고 생각한 A 씨는 거리를 헤매다 결국 이날 오후 1시20분쯤 근처 지구대에 도움을 청했다. 머리가 하얗게 센 A 씨는 다급하게 서울 용산경찰서 용중지구대 안으로 들어가 "딸을 만나야 하는데 정확한 주소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A 씨의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은 경찰은 보이스피싱을 의심했다. 경찰관 휴대전화를 이용해 A 씨의 딸에게 전화를 걸자, 전화 받은 딸은 "보증을 서거나 위험에 처한 일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딸이 무사하다는 사실을 믿지 못한 그는 지구대에서 딸을 만난 끝에 오해를 풀었다. 딸은 "아빠 내가 그럴 사람 아닌 거 알잖아"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딸은 자신을 위해 서울까지 달려온 아버지를 끌어안았다.

이후 경찰은 A 씨에게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설명해 주고, 귀중한 500만원까지 다시 챙겨준 뒤 딸에게 안전하게 인계했다.

소봄이 기자 (sb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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