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1년 가까이 적지에서 승리가 없는 서울 삼성이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한 이래 원정 최다 연패 신기록의 불명예를 안았다.


삼성은 20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서울 SK에 75-82로 역전패를 당했다.


삼성은 이날 이정현(21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과 코피 코번(16점 13리바운드)가 분전하며 초반에 12점 차까지 앞섰으나 뒷심 부족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 패배로 삼성은 지난해 12월22일 고양 캐롯전부터 이어진 연패가 19경기로 늘었다.

이로써 삼성은 동양(1998년 11월10일~1999년 3월13일), SK(2003년 1월18일~11월29일), 삼성(2021년 10월22일~2022년 2월6일)이 작성한 원정 18연패를 넘어 역대 원정 최다 19연패 기록의 불명예를 안았다.


또한 삼성은 시즌 8연패를 당하며 2승10패(9위)에 그쳤다. 서울을 같은 연고지로 쓰는 SK와 'S-더비'에서도 7연패 중이다.


반면 SK는 7승4패로 창원 LG와 공동 3위가 됐다. SK는 자밀 워니(31점 17리바운드 7어시스트)와 오세근(15점 8리바운드)이 맹활약을 펼쳐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연패 사슬을 끊겠다는 의지가 강한 삼성은 1쿼터부터 거센 공격을 펼쳤다. 이정현과 코번을 앞세워 연속 9점을 따내며 기세를 올렸다.


SK는 경기 시작 약 4분이 지난 뒤에야 허일영의 3점슛으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이에 삼성은 이정현과 김시래의 3점슛으로 응수했고 19-7, 12점 차까지 달아났다.


1쿼터 막판 SK가 워니를 중심으로 반격을 펼치며 거리를 좁혀갔다. 워니는 1쿼터에서만 무려 13점을 책임졌다.


흐름을 탄 SK는 2쿼터에서 삼성을 압박했다. 워니와 오세근이 골밑에서 힘을 냈고 3분42초를 남기고 34-34, 첫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삼성이 득점하면 곧바로 SK가 따라잡는 시소게임이 펼쳐졌는데 4번의 동점 끝에 처음으로 전세가 뒤집혔다. SK가 김선형이 저돌적인 드라이브인에 이은 레이업슛을 성공시켜 45-43 역전에 성공, 전반전을 끝냈다.


삼성은 3쿼터 시작과 함께 코번의 3점 플레이와 이정현의 3점슛을 앞세워 49-45로 리드했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오세근과 워니를 막지 못했고, 결정적 턴오버까지 나오면서 주도권을 뺏겼다.


SK는 워니의 덩크슛과 오재현의 자유투 2개, 최부경의 2점슛을 묶어 61-55로 달아났다. 삼성은 쿼터 종료 직전 코번이 자유투 2개를 실패한 데다 이정현의 3점슛도 림을 맞고 나왔다.


6점 차로 뒤진 채 4쿼터에 돌입한 삼성은 이원석과 이정현이 던진 3점슛이 실패했고, 턴오버까지 범하면서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그 사이에 SK는 최원혁의 3점슛 등으로 66-55, 두 자릿수 점수 차까지 벌렸다.


삼성은 김시래와 이정현의 3점슛으로 극적인 드라마를 꿈꿨으나 골밑 싸움에서 앞선 SK의 공격을 막기 어려웠다. 결국 삼성은 '옆집'에서 프로농구 원정 최다 19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이상철 기자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