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높이 5m, 길이 60m의 벽을 수놓은 7명의 화려한 얼굴들.

전북 군산시 지곡초등학교를 감싸는 옹벽이 BTS 멤버들의 얼굴로 물들었다.

멀리서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도록 BTS 멤버들의 얼굴을 개성 있게 그려 넣은 작가는 군산을 무대로 활동 중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이종배(작가명 STAZ)씨다.

군산에 그려진 BTS 벽화는 처음이 아니다. 이 씨는 2021년부터 미용실이나 음식점, 안경점 등과 협의해 건물 벽면에 BTS 멤버들의 얼굴을 차례로 그려왔다.

2021년 6월 비응항 인근에 그린 뷔의 얼굴을 시작으로 군산 곳곳에 7명의 얼굴을 그렸다. 이달 초 지곡초 옹벽에 완성한 BTS 7명의 얼굴 그림은 이 씨의 15번째 BTS 작품이다.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BTS를 응원하는 마음에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이제 군산을 여행하는 BTS 팬 '아미(ARMY)'들이 꼭 들르는 명소가 됐다.

이 씨는 "이번 작품을 완성한 뒤 전 세계 아미들로부터 많은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며 "BTS가 군산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을 한 적이 있는데, 이런 것들과 합쳐져 제 작품이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건물이 철거되거나 바람에 무너져 멤버들의 얼굴을 그린 작품 2개가 훼손돼 속상하기도 하다"며 "하지만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BTS의 팬으로서 계속 작품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년째 BTS 프로젝트를 이어오면서도 '그래피티 아티스트'라는 본업도 잊지 않는다.

지난 2020년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세트장에 작품을 그렸다.

2019년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서거 70주기를 맞아 군산 월명동 한 벽면에 독립운동가 김구·윤봉길·안중근 의사 3인의 얼굴을 그렸고 또 같은 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미국 조지아주의 한 체육관 벽면에 유관순 열사와 안중근 의사를 담았다.

이 씨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은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벽이나 바닥, 골목에 그림을 그린다"며 "길을 걷던 시민들이 작품을 보고 멈춰서서 잠시나마 감상에 젖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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