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래도 왠지 말할 수 없는 배신감, 우울함, 불안감이 저를 괴롭게 합니다"

지난 15일 유튜브 '허지웅답기' 채널에는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영상을 발견하고 잠이 오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습니다.

사연자 A씨는 "30살 초반 여자"라며 "2019년에 결혼해서 이제 1년 반 정도 신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신랑이랑은 연애 시절 뜨겁게 사랑했고, 지금도 재밌게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문제는 우연히 남편의 휴대폰을 보다가 트랜스젠더 야동을 발견했다는 것.

A씨는 "얼굴이랑 몸매는 완전 여자인데 남자의 생식기를 가지고 있는 거를 남자가 탐하는 영상을 보는 순간 멘붕이 왔다"며 "한 사람의 성적 취향을 알 수 없는 거라서 그런 거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래도 왠지 말할 수 없는 배신감, 우울함, 불안감이 저를 괴롭게 한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신랑이랑 잠자리할 때도 그게 생각이 나서 흥이 안나기도 하고, 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며 "제가 너무 과민한 거냐"라고 고민을 토로했는데요.

해당 사연에 허지웅은 "과민한 것도 아니고, 이해심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걱정이고 불안감"이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중요한 건 남편분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거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결혼을 했다면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며 "근데 지금의 경우는 성 정체성에 관련된 문제도 아니거니와 무단으로 동의없이 촬영됐다거나 미성년자와 관련이 되어 있다면 여기가 아니라 경찰에 전화를 해야 한다. 근데 그런 영상은 아니지 않나"라고 물었는데요.

허지웅은 "애초에 알 필요가 없는 부분을 알아버리신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며 "타인에게 동의와 합의 없는 접촉을 시도하거나, 공동체에 명확한 해를 끼치거나, 부부 사이에 혼인 계약을 명백하게 어기거나, 이런 것이 아닌 이상 성인이 자신이 보다 자유롭고 즐겁게 살기 위해서 밤에 뭘 하든 뭘 보든 그 부분은 서로 지켜줘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계속해서 굴러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죠.

그러면서 "사연자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거다. 왜 남의 휴대폰을 자꾸 보냐.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사람의 심리도 이해가 안 된다"며 "알려주면 사랑이 더 돈독해지는 것 같나. 개인의 영역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는 왜 애초에 지켜주질 않나. 남의 것을 지켜줘야 나도 보호받을 수 있다. 그래야 관계도 오래 지속될 수 있고, 특히 부부 같은 경우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영상출처=허지웅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