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대학에서 강의하는 장면을 올려 화제가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예술 행위라 부르는 ‘시바리(縛り)’ 혹은 ‘긴바쿠(きんばく, 緊縛)’의 강의 장면입니다.

지난 10월 일본 교토대학교는 '긴바쿠'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결박하는 기술을 뜻하는 표현들로 일본 열도를 넘어 현재 이 기술은 전 세계에 퍼져 있습니다. 독일 시바리 행사에는 무려3000명이 몰리고 프랑스에서도 시바리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튜브로 생중계 된 이날 심포지엄에는 긴바쿠 장인 하지메 키노코가 참여해 프리랜서 모델을 상대로 직접 긴바쿠를 시연했습니다. 일본에서 긴바쿠를 외설이 아닌 예술, 인문학적 영역으로 가져와 재해석하려는 시도를 하는 게 특이한 사례로, 일본에서 유명 사진작가인 아라키 노부요시도 결박당한 여성을 피사체로 담은 '긴바쿠' 연작으로 유명합니다.

일본은 전쟁이 만연했던 에도시대부터 유난히 포로가 많아 포로가 날뛰지 못하도록 포박하는 기술이었습니다. 당시 형벌 중에는 죄인의 옷을 벗긴 뒤 포박을 하여 수치심을 주는 벌도 있었습니다.

이러다 메이지 유신 이후 가학적 성향의 섹슈얼리티가 풍기는 춘화들을 거쳐 이후 일본 특유의 성적 표현이 폭넓게 받아들여지게 됨과 동시에 섹슈얼 플레이의 일환으로 긴바쿠는 관련 업계에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일본 사진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아라키 노부요시는 1990년 그의 아내가 죽자 사진들이 난폭해지기 시작합니다. 그 이후 긴바쿠에 의해 억압당한 여성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이런 작품 경향에 대해 아라키는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에 몸을 묶는다"고 말해왔습니다. 또한 전시에 맞춰 지난 2002년 내한해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왜 여자의 몸을 줄로 묶어 사진을 찍느냐는 질문에 "그게 더 아름답다. 여체는 자극하면 더 아름다워진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라키 작품은 그간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크고 작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입니다. 타이완에선 대학생들이 그의 전시장에 돌을 던졌으며, 영국 전시에서는 버밍햄 지회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1990년 일본에서조차 여성의 성기가 보이는 그의 작품이 '외설도화 진열 혐의'로 경시청에 압수, 벌금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일본에서는 아직도 긴바쿠를 예술 행위라 부르며 대학 강의까지 등장했습니다.

임경진 : reporter@topstarnews.co.kr / 취재 및 보도 Reporter@TopSta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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