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술에 취한 채 사귀던 여성을 살해하려다가 엉뚱한 사람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권 모(61)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는 올해 5월 8일 술에 취한 채 집에서 준비해온 흉기로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다른 층에 사는 주민 A(57)씨의 배를 찔러 살해하려다 상대방에게 제압당해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권씨는 지난해부터 교제하던 같은 아파트 주민 B(60·여)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집을 나섰으나 술에 취해 엉뚱한 층에 내려 A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권씨는 지난해 12월부터 교제해온 B씨가 1천800만원을 빌려간 뒤 자신의 연락을 피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권씨는 사건 당일 2차례 B씨의 집을 찾아갔으나 두 번 모두 B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게 귀가 조치를 받게 되자 격분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에서 권씨는 범행 당시 기억이 없을 정도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권씨가 사건 직후 경찰 수사에서 범행 경위나 동기, 수단과 방법을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권씨가 빌린 돈을 갚지 않고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를 살해하려다 착오로 A씨를 다치게 해 죄질이 매우 위험하고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권씨가 처음부터 A씨를 살해할 목적은 아니었던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형량을 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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