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연출가 이윤택로부터 받은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익명의 제보자. 연극 배우 홍선주가 이를 자신이라고 밝혔습니다.
그가 전한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2004~2005년 본격적으로 당했다. 안마라는 이름으로 수위를 넘는 행위를 강요받았다"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이윤택은) '너와 자고 싶다'고 하거나, '얼마나 컸는지 볼까'라며 손이 쑥 들어와 급하게 피했었다"며 피해를 털어놨는데요.
제보자가 주장한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그는 발성을 더 키워야한다며 막대나 나무젓가락 같은 것을 꽂았다"고도 전했습니다.
익명의 제보자는 "오히려 남녀 선배님들 때문에 더 큰 상처를 받았다. 안마를 들어가라고 얘기하는 것도 여자 선배님"이라고 했는데요.
이어 "김소희 대표는 이를 몰랐고 오히려 막았다고 얘기했지만, 그 시기 조력자처럼 안마를 시키고, 후배들을 초이스하는 역할을 했다"고 했죠.
제보자는 '안마'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이에 김소희는 "어쩜 이렇게 이기적이냐, 너 하나 희생하면 다 편해지는데"라며 쟁반으로 가슴팍을 쳤다는데요.
김소희는 이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너무 놀라 손이 떨린다. 방송국 측에 정정보도 신청을 해놓았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인터뷰한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사실을 밝히는 데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다 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에 홍선주가 직접 나섰습니다. "인터뷰 한 사람 접니다. 김소희 선배님, 저 찾으셨다고요? 찾으셨으니 해명하세요"라고 적었는데요.
그는 익명으로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던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극단을 운영중이라 충격주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김소희 대표는 지난 19일 "오늘로 연희단거리패는 해체한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홍선주 페이스북 글 전문-
접니다. JTBC 뉴스룸 손석희씨와 전화 인터뷰하고 영상 인터뷰까지한 사람 접니다. 김소희 선배님 저 찾으셨다구요? 해명하고 싶으시다구요? 찾으셨으니 하세요. 지현이 외 다른 사람들 JTBC에 연결시켜준 것도 저구요. 뉴스1기자와 통화하며 기자회견 질의 응답도 상의했습니다.
저를 알릴 수 없었습니다. 극단을 운영하는 입장이기에 혼자만의 선택을 할 수 없었고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하기에 그 아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언젠가 알게 되더라도 이해하리라 믿습니다.
윤주선배님. 매 순간 그리워했고, 함께이길 바랬습니다. 근데 처음으로 선배님이 이 곳에 없 는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 지현이와 뜻을 함께 하겠습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습니다. 나중에 선배님 만나면 지현이랑 같이 무릎꿇겠습니다. #미투
너무 열심히 했습니다. 연기도 열심히 하고, 선생님 말도 열심히 듣고, 열심히 지키고, 무대, 소품, 조명, 의상도 열심히 만들고, 밥도열심히 하고, 공연 홍보도 열심히 하고, 청소도 열심히 하고, 아픈 것도 열심히 참고... 너무 너무 열심히 하다보니까 선생님도 너무 열심히 모셨네요. 아침 7시반에 기상해서 새벽2,3시까지 연희단에 있던 10여년 동안 하루 서너시간 밖에 못 자고 쉬는 날도 거의 없이 열심히 열심히 했네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까지도 아픈 것도 정말 열심히 아프게 만드시네요.
연희단 단원들에게 이윤택쌤은 항상 '너희는 나가면 연극 못 해! 너희가 나가서 뭘 하겠니? 내가 있으니까 연극하는 거야' 라고 했고, 그건 내심 내 마음속 두려움이 되었고, 그게 바로 우리의 약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극단을 나와서 연희단 출신 세명이서 극단을 창단해 너무 너무 열심히 했습니다. 그것이 약점이 아님을 다른 곳이 아닌 나 자신에게 증명하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증명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약점이 생겼네요. 연희단 거리패출신...
후배님들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 해서. 바보같아서. 연희단을 나와서 만난 지난 7년 동안의 극단 단원분들께도 죄송합니다. 열심히만 강요해서...
"(해체된 단원들) 그 애들이 아쉬워서 집에 가라 해도 가지 않고 자기들끼리 어디에선가 모여있습니다. 그리고 바다를 보라며 저에게 영상을 보내옵니다"
적어도 연극해보겠다고 보따리 하나 들고 집 나와 하루 아침에 갈곳을 잃은 후배들을 위해 싸우겠습니다. #미투
<사진출처=JTBC, 영상출처=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