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를 겪던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전해졌습니다.

JTBC는 지난 2일 경기 성남시의 한 주택에 거주하던 70대 어머니 A 씨와 40대 딸 B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18평 집에 10년 넘게 월세로 살았는데요.

모녀가 발견된 건 숨진 지 2일이 지난 후였습니다. 집주인이 며칠 동안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경찰에 신고한 거였죠. 

이들이 남기고 간 건 2장짜리 유서. 거기에는 "장사하면서 빚이 많아졌습니다", "폐를 끼쳐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모녀는 팍팍한 삶을 살았습니다. 어머니는 몸이 아파 병원에 다녀야 했고 소득은 없었죠. 딸은 의류 장사를 했으나 적을 때는 50만 원, 많을 때는 200만 원을 벌었습니다.

이렇게 소득이 있으니 차상위계층 등 직접 지원 대상에 들 수 없었죠. 돈을 여기저기서 빌려야 했고, 빚 독촉에 시달렸습니다.

집주인은 모녀가 마지막을 준비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는 "살림살이를 왜 저렇게 버리냐 그랬더니. '아, 할머니가 빚이 있었구나' 이 생각이 나서"라고 말했습니다. 삶을 거두기 전, 스스로 물건을 정리한 거였죠.

모녀는 부검을 마치고 장례 없이 안치됐는데요.

모녀는 마지막까지 남은 월세를 걱정했습니다. 계약기간이 8개월 정도 남아있기 때문이었죠.

유서에는 '보증금 500만 원으로 월세를 처리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들은 빚과 이자가 늘어도 월세와 공과금을 밀린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지차제의 감시, 지원 체계에 들 수 없었죠.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봤을 때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저희가 보호할 수 있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8월, 수원 권선구의 한 연립주택에서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생활고로 살기 힘들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이 사건 이후 정부와 경기도, 일선 시·군까지 나서 사회안전망 구축을 약속했으나 비극은 또 다시 일어났습니다.

<사진출처=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