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의 기적을 이뤄낸 파울루 벤투 감독의 계약 종료와 관련,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많은 가운데 축구협회 김병지 부회장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6일 김병지 부회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번 월드컵을 지켜본 소감과 총평 등을 전했다.

문제가 된 것은 김 부회장의 벤투 감독의 지도력을 평가절하하는 듯한 발언과 차기 감독독의 '2+2' 계약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었다.

우선 김 부회장은 이번 월드컵에 과정에 대해 평가하며 "4년을 준비하며 벤투호에게 염려스러웠던 부분이 사실 많았다. 빌드업축구를 구사하면서 백패스가 많았고, 세계 무대에 나가서 좋은 팀을 상대로도 빌드업 축구가 통할까 하는 염려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4년 동안 벤투 감독이 보여줬던 선수 구성, 선수 교체 타이밍, 전술에 대한 변화 등을 봤을 때 이번 월드컵 동안에는 완전히 달랐다"며 그간 고집해왔던 것들을 바꿨기 때문에 월드컵 성적이 좋았던 것이라고 평했다.

김 부회장은 "이전에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안 했던 것 같은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그대로 보여줬다"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변화했는지 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김 부회장이 지난 4년간 벤투감독이 고집해온 축구 철학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왜 벤투호가 잘했는지 모르는 사람이 축협 부회장ㅋㅋㅋ", "4년 동안 겁나 노력해서 16강 성과 이뤄냈는데 갑자기 월드컵 가서 반짝 잘했다고 말하는 건 고생한 선수랑 스태프도 욕보이는 거다", "감독은 성적으로 말한다. 계약 연장 안하더라도 16강 진출 시킨 감독에 대한 예우는 지켜줘야지" 등의 반응을 보이며 김 부회장의 발언이 경솔하다고 꼬집었다.

또 인터뷰에서 김 부회장은 '후임 감독에 누가 와야 되냐'는 물음에 '2+2' 계약 가능성을 말해 누리꾼들의 화를 더 키웠다.

김 부회장은 "다음 월드컵부터는 본선 진출국이 48개로 늘어나면서 아시아 쿼터가 8~9장 정도가 될 거다. 이전에는 월드컵 본선에 가기 위해 좋은 감독님을 모셔와 4년 플랜을 가져갔는데 이제는 월드컵 본선 진출은 (무조건) 가능한 것으로 보고 가야한다"며 "그렇게 되면 2년 정도 볼 수 있는 감독님을 모셔놓고 잘했을 때 연장으로 가는 거다. 4년 계약에 옵션이 아니라 2년 계약에 2년 옵션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누리꾼들은 이 발언에 크게 반발했다. 많은 이들이 "감독의 철학이 묻어 나오려면 적어도 4년은 보장해 줘야 한다. 무슨 소리인가", "2년에 잘도 외국인 감독이 오겠다. 국내 감독으로 간다는 소리네", "또 또 축협 입맛대로 굴리려는 수작" 등의 댓글을 남기며 2+2계약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벤투 감독은 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재계약 불발에 대해 "사실 아쉬운 부분이 상당히 있다"며 "하지만 결정은 하고자 하는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여러 요소가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해 한국과의 작별에 그 역시 아쉬운 마음이 큰 것을 드러냈다.

김송이 기자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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