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마르고 어린 선수가 4회전을 뛰는 걸 보면 저는 운동을 괜히 했나봐요"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마치고

점수 대기석에 들어선 모습을 본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울먹이며 이렇게 말했는데요.

도핑 약물 양성반응이 나왔지만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강행해 논란이 된 발리예바는 올림픽 무대에서 고난도 기술로만 꽉 채운 무대를 선보였죠.

발리예바는 잇단 점프 실수로 메달권 진입은 실패했습니다.

곽 해설위원은 발리예바가 연기를 펼친 4분간 어떤 해설도 하지 않았습니다. 남현종 KBS 캐스터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정당하게 땀으로 일궈내며 운동을 해왔던 곽 해설위원에게는 허탈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죠. 연기가 끝나자 곽 해설 위원은 발리예바의 출전을 비판했습니다.

곽 해설 위원은 "약물을 사용하는 건 본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선수와 경쟁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노력하는 다른 모든 선수들에게 상처를 주고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누가 이 일을 꾸몄으며 누가 잘못을 했건 간에 책임은 출전하는 선수가 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냉정하게 지적했죠.

남 캐스터는 "하지만 발리예바 선수 뒤에 숨어있는 그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곽 해설위원은 떨리는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렇게 마르고 어린 선수가 4회전을 뛰는 걸 보면 저는 운동을 괜히 했나 봐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SBS와 MBC 해설진도 발리예바가 연기를 펼친 약 4분간 대체로 침묵을 지켰는데요.

지상파 3사는 지난 15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도 발리예바 도핑 논란에 대한 항의 표시로 그의 경기에 '침묵 해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영상 출처=KBS, 연합뉴스, 곽민정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