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기자]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와 어느 조연배우 소속사와의 대화 내용이다. 

영화 홍보사 : 하루만에 검사 결과가 나온다고요?

배우 소속사 : 네...

지난 2일 오후, 홍보사 직원은 “검사 결과가 어떻게 됐냐?”고 물었다. 배우 관계자는 “대표님이 양성이다”며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홍보사 측은 “(코로나) 검사 결과가 하루만에 나오냐?”며 되물었다. 배우 소속사는 “네...”라며 짧게 답했다. 더이상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배우 소속사는 <12월 1일>에 코로나 검사 사실을 홍보사 측에 전달했다. 홍보사 측은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영화 홍보 행사를 강행했다.

그리고 <12월 2일>, 소속사 관계자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홍보사 측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들은 변명거리를 찾았고, “배우 측에서 미리 알리지 않았다”며 책임을 미루었다.

이것이 바로, ‘민폐 연기자’의 앞과 뒤다.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친 조연배우는 걸그룹 ‘베리굿’의 조현. “우리는 몰랐다”며 조연 배우를 탓한 홍보사는 i기획, 해당 영화는 ‘용루각:비정도시’다.

다시, 지난 1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조현 인터뷰가 열렸다. ‘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 대표 A씨, 매니저 B씨, i기획 관계자, 기자 4명 등이 이 자리에 있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조현의 소속사 연습생 1명이 코로나 19 양성 확진을 받은 것. ‘제이티지’ 측은 결과를 듣자 마자 ‘i기획’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이어 보건소로 향했다.

‘제이티지’ 관계자는 ‘디스패치’에 “조현은 밀접 접촉자는 아니지만 예방 차원에서 검사를 받았다”며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등 전 직원이 검사를 받았고, 이를 알렸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용루각’ 프로모션은 계속 됐다. 배우 지일주가 인터뷰이로 나섰다. 그리고 이날, 조현 및 소속사 관계자 검사 결과도 나왔다. 조현은 음성, 대표와 매니저는 양성이었다.

영화사 및 홍보사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 프로모션을 강행해선 안됐다. 하지만 그들은 (검사 소식을 알면서도) 2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것도 같은 장소에서.

홍보사는 영화 부제처럼 ‘비정’하게 조연 배우를 탓했다. i기획은 “조현 측에서 코로나 검사 사실을 늦게 전달했다. 이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지일주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 주장했다.

조현 측은 곧바로 반박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코로나 검사를 받은 날, 곧바로 영화 홍보사 측에 알렸다. 홍보사에서 힘없는 조연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베리굿’ 조현은 민폐 연기자라는 오명을 썼다. 그러나 홍보사와 소속사 관계자가 나눈 카톡은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2일 오후 5:34>

홍보사 : 실장님 (코로나19) 결과 나왔어요?

홍보사 : ㄱ매체와 ㄴ매체는 12월 7일 괜찮다고 하시는데 일정 진행이 가능하신가요?

소속사 : 네. 저희 자체적으로 기사 내긴 할 건데요. 대표님이랑 저 확진 나왔어요.

홍보사 : 헉. 그럼 어떡해요?

소속사 : 죄송합니다 ㅠ 홍보팀 분들도 검사 받아보셔야 할 것 같아요.

홍보사 : 이거 하루 만에 결과가 나오나요?

소속사 : 네..

조현 측은 4일 ‘디스패치’에 “홍보사 관계자가 ‘하루만에 결과가 나오냐’고 묻고 있다. 우리가 전날에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미리 이야기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1일 6시 15분에 보건소에 갔다. 검사를 받은 뒤, 6시 50분에 홍보사와 통화했다”며 “이때 해당 사실을 알렸다. 통화 녹음은 없지만 내역이 있다”고 덧붙였다.

i기획 측은 ‘디스패치’에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코로나 검사 사실을 1일에 전해 들었냐?”는 질문엔 답을 피했다. 현재 해당 직원은 전화를 받고 있지 않다.